캐릭터 레벨 스탯 시트, 100만 줄 쓸 뻔했습니다 — 키우기 게임 데이터 설계 실무 노트

포스팅 요약

키우기 게임에서 캐릭터 레벨을 999+로 설계하면 스탯 시트가 순식간에 수십만 줄이 됩니다. 이걸 어떻게 줄이고, 개발팀에 어떻게 설득하느냐 — 그 판단 과정을 정리했습니다.


레벨 설계하다가 멘탈이 나간 날

키우기 게임을 만들고 있습니다.

키우기 장르 특성상 레벨이 일반적인 RPG처럼 99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최소 999, 길게 보면 사실상 무한대에 가까운 확장을 전제로 설계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캐릭터 한 명당 스탯 시트를 짜면 1,000줄 단위가 기본입니다.

여기에 10년 서비스를 목표로 앞뒤 버퍼까지 잡으면 캐릭터 한 명에 만 줄. 캐릭터가 10명이면 10만 줄, 100명이면 100만 줄입니다.

고유 ID 앞자리 숫자도 만 단위로 맞춰야 하고요.

솔직히 말하면 이건 개 미친짓입니다. 영혼의 밸런스를 잡는 프로젝트가 아닌 이상, 이 구조로 가면 기획자 혼자 엑셀 노가다에 묻힙니다.


해결책 1 — 개발팀에 구조를 먼저 제안하세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기획자가 먼저 구조를 제안하고, 개발팀과 합의하는 겁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1레벨과 최종 레벨(예: 1,000레벨)의 최대 스탯만 정해두고, 레벨 1 상승 시 스탯 증가량을 최종값 ÷ 최대 레벨로 자동 계산하도록 개발에 요청합니다.

기획서에는 시작값과 끝값, 증가 공식만 적으면 됩니다. 중간 999줄은 개발 쪽에서 코드로 처리합니다.

주니어 기획자 입장에서 이 제안을 개발팀에 설득할 때 포인트는 하나입니다.

"제가 줄 별로 다 채우는 것보다, 공식으로 처리하면 밸런스 수정도 훨씬 빠릅니다."

틀린 말이 아니고, 개발팀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제안입니다.


해결책 2 — BM 구조를 먼저 확인하세요

다만 이 방법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핵심 BM이 장비 강화나 연구 트리 같은 곳에 몰려있다면, 레벨 구간별로 스탯 분기점이 생겨야 유저가 결제 허들을 느낍니다.

이럴 때는 레벨 수를 줄이더라도 수백 단위로 압축하고, 구간별 스탯을 직접 설계하는 방식이 더 낫습니다.

레벨 설계 전에 확인할 것:

  • 레벨업 자체가 BM인가? → 공식 처리 가능
  • 레벨 구간이 결제 허들과 연결되어 있는가? → 직접 설계 필요

예외 — 이건 무조건 하드코딩으로 요청하세요

공식 처리로 가더라도 반드시 예외 처리가 필요한 스탯이 있습니다.

퍼센트 공격력 증가, 치명타 확률 같은 밸런스 붕괴 가능성이 있는 수치입니다.

이 스탯들은 특정 레벨 구간에서 의도적으로 튀게 설계해야 합니다. 유저가 특정 스테이지를 넘는 허들로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개발팀에 요청할 때는 이렇게 전달하면 됩니다.

"전체 스탯은 공식으로 처리하되, [크리티컬 확률] 항목은 구간별로 따로 값 지정할 수 있게 해주세요."

이 부분을 흐지부지 넘기면 나중에 밸런스 패치할 때 훨씬 더 고생합니다.


정리

상황추천 방식
레벨 수가 많고 BM이 레벨업 외에 있을 때: 시작·끝값만 정하고 공식 처리 요청
레벨 구간이 결제 허들과 연결될 때: 수백 단위로 줄이고 직접 설계
퍼센트 계열 스탯: 무조건 구간별 하드코딩 예외 처리 요청
혼자 만들 때: 그냥 1 상승에 동일한 숫자, 단순하게

저는 오늘도 엑셀 열어놨습니다. 눈도 침침한데 젠장.

— 현업 게임 시스템 기획자, 호랭이물어갈기획놈들 이었습니다.